[남항횟집]
동생 생일이라서 부산 멸치회 전문점 남항횟집 가서 멸치회를 먹었다. 동생이 생일 축하 기념으로 자축 포장을 해왔기에 같이 먹을수가 있었다. 남항횟집은 특히 멸치회랑 멸치찌개가 유명하다고 한다. 남항횟집 하면 부산 기장맛집으로도 유명하고 힐튼호텔, 대변항 맛집으로도 유명한 곳이라서 뭐 이 유명세는 내가 말 안해도 사람들은 필시 알긴 알겠지. 한 번 먹어보시고 자주 찾아주시는 분들이 매우 많을 것이라 생각된다. 나같은 까다로운 입맛 소유자도 대번에 그렇게 느꼈으니 말이다.
멸치회의 맛은 코다리랑 조금 비슷했는데 좀더 신선한 느낌이었다. 멸치는 국물용으로만 먹는 것인줄 알았는데 이렇게 맛있는지 처음 알았다. 부산 멸치회 드셔보실 분들은 무조건 여기서 드셔보시길 바란다. 멸치회를 한 번도 먹어보지 못한 사람들도 맛나게 먹을수 있다.
포장은 이런식으로 해주셨다. 부산의 인심이 느껴졌다. 정녕 이게 2인분이란 말인가?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이게 대체 멸치 몇 마리인지. 살짝 뼈가 씹히는데 멸치 뼈는 먹어도 된다는 아빠의 말에 맛있게 먹었다. 일단 비린내가 안 나게끔 1차적으로 손질을 해주셨는데 이건 남항횟집만의 비밀이겠지. 가격도 비싸지 않았다고 한다.
마늘이랑 상추랑 각종 야채랑 싸먹으면 맛있다. 집에 여러가지 쌈채소가 준비되어 있어서, 케일이라든지 치커리등을 적극 활용하여 같이 먹었는데 맛이 매우 좋았다. 개인적으로 멸치회는 "깻잎"쌈에 싸 먹어야 제일 맛난거 같다. 멸치 자체에서 살짝 비린 바다의 내음이 나서, 그렇게 중화시키는게 좋겠다.
신선한 멸치가 한가득이다. 부산 멸치회 맛집이라는 별칭이 붙은 곳답게 정말 기똥차게 손질하여 주셨다. 밑에는 상추라든지 양배추가 썰려져 있었고 다른 내용물은 봄나물인가? 잘 모르겠는데 여튼 희한하게 조합이 잘 맞다. 홍어회 무침을 드셔보신 분들은 소스가 홍어회 무침이랑도 조금 비슷하다고 느끼실지 모른다. 일단 이렇게 주셨는데 따로 싸주신 붉은 소스를 휘휘둘러 섞어먹으면 된다.
그냥 초장 같은데 마냥 그냥초장은 아닌거 같고 업계비결이 숨어있는 거겠지. 홍어회 무침같은거 좋아하시는 분들은 분명 이 멸치회도 좋아하실 거 같다. 멸치를 회로 먹는다는것에 놀랐고 또 서울까지 가져오는데 박스 포장까지 꼼꼼하게 해주셨다. 서울에서 먹는거랑 인심차원이 다른거 같다. 이거 하나만으로도 부산에 살고 싶어지는 순간이다.
멸치의 바다내음, 금방이라도 살아 숨쉴거 같은 생동감에 이 정열적인 붉은초장을 더하니 그맛은 이루 말할수가 없을 정도였다. 부산은 맛집이 굉장히 많던데 서울이랑은 느낌이 다른거 같다. 뭐라고 해야할까, 본고장의 투박한 맛이 있으면서도 부산자체의 색깔이 살아있다 그래야되나. 아무튼, 매일 흡입하고 싶은 맛이었다.
한 번 초장으로 섞고 2차로 소스를 더 뿌려주었다.그렇게 먹으니까 더 맛이 기가막혔다. 신선한 야채를 밑에 깔아주셨는데 부산에서 서울까지 가져오는데도 물 한방울 흘리지 않았다. 어떻게 이렇게 포장이 꼼꼼할 수가 있지? 스티로폼 박스 안에 담겨져 있어서 그 신선도가 유지되었다곤 해도 이 정도인가.
마치 부산에서 직접 즐기는 것 같았다. 남항횟집이 부산에서도 인기가 많던데, 바닷가 근처에 있다고 하는데 나중엔 직접 가보고 싶다. 매장앞에는 대변항 이라는곳을 구경할수도 있다고 한다. 부산힐튼호텔과도 가까워서 관광객들이 자주 찾는다고 한다.
상추에 편마늘이랑 막장 해서도 먹어보았다. 기본적으로 붉은소스와 함게 곁들여 먹은거지만 이렇게 여러가지가 더 더해지니 천국과도 같은 맛이 나타났다. 아참, 집에 쌀밥이 있으면 위에 멸치회를 곁들여 드셔보시라, 거의 회덮밥 수준의 맛이 연출이 된다. 내가 거짓말 하는거 아니고 진짜 이집은 맛이 기가 막힌다. 갑자기 또 멸치회가 먹고싶은데 서울 인근에서는 어디서 파는지 모르겠네. 검색해 보고 알아봐야겠다.
동생이 부산의 유명한 곳에서 수제케이크를 받아서 후식으로 케이크도 먹었다. 대변항에 놀러가서 경치를 보면서 먹었으면 더 좋았을 멸치회였지만 그래도 집에서 포장해서 즐겨서 다행이다. 이런걸 먹을수 있는 시대에 태어난 내가 새삼스럽게도 감사해지는 순간이었다. 코로나19만 끝나면 바닷가에서 직접 먹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