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쯔레쯔]
주엽역의 오래된 터줏대감 가쯔레쯔는 꽤나 오랜시간동안 이근처에서 한결같은 장사를 해왔다. 가끔 가서 먹는곳인데 오늘 미친듯이 돈까스덮밥이 땡겨서 가서 먹기로 했다. 코로나19이지만 시간이 없어서 포장해서 먹진않고 가서 먹었는데 사장님께서 마스크를 끼고 주문을 받으셨고, 근처의 많은 사람들이 간단한 한끼를 하러 오는곳 같았다. 내가 먹는 동안에만에도 꽤나 많은 손님들이 다녀갔으니 말이다.
돈까스 뿐만 아니라 김치나베우동, 모밀, 알밥, 카레등을 취급하고 있는 곳이다. 우동도 맛있어 보였고 다음에는 돈까스와 함께 카레를 먹어볼까 한다. 이 곳에서는 돈까스를 시키면 조그마한 미니 카레를 주문할 수 있는 정식메뉴가 있기 때문에 푸짐하게 음식을 즐기는 것이 가능하다. 가격은 일식 전문점답게 살짝 가격대가 있는 편이지만, 그 정도 퀄리티는 하는 곳이다. 그러니 오랫동안 주엽의 터줏대감 격으로 장사를 오래한 곳이겠지.
일산 돈까스 맛집 가쯔레쯔는 일본식 메뉴를 추구한다. 실제 일본에서 먹었을 때도 저렇게 양배추랑 채소를 듬뿍 먹었던 기억이 나는데 그 때의 기억이 떠오르면서 잠시 추억에 잠겼다고나 할까. 맛은 살짝 한국식이기도 하지만 그래도 이 근방에서 돈까스를 정말 맛있게 튀겨주는 곳중의 하나다. 동생의 말에 따르면 이 근처 안마당 매생이라는 곳도 돈까스가 매우 맛있다고 해서 거기도 가보려고 한다.
창가자리도 좋고, 혼자 먹을수 있는 자리도 있었다. 아무래도 일본식 요리 특성상 혼자 오시는 손님들이 많기 때문이겠지. 테이블 위에는 간단한 소스랑, 깨를 갈아먹을수 있는 미니 절구가 올려져 있다. 그리고 조금은 낡았지만 깔끔한 분위기가 일품이다. 나는 이렇게 정겨운 식당이 좋더라~ 아주머니도 너무 친절하시다.
참깨 소스는 양배추 위에 뿌려먹으면 되고, 오른쪽은 돈까스 소스다. 살짝 베트남 쌀국수 전문점의 "해선장"소스가 떠오르지만 절대 아님을 알려드린다. 후후
가쯔레쯔의 메뉴판, 후지산이 연상되는 산이랑 신사의 입구에 있는 토리이가 있다. 메이지 신궁 놀러갔을 때 그 모습이 기억나는 것은 나만의 착각일까? 일산에는 유명 일식당이 몇 군데 있는데 "아소산"이라는 곳도 강추드린다. 갑자기 여기 와서 주절주절 떠들고 있네.
가쯔레쯔의 메뉴판이다! 가쯔레쯔에서는 로스까스, 히레까스도 있고 새우까스에 코돈부르도 먹을수 있다. 회덮밥이라든지 우동메뉴도 보인다. 가격대는 아주 저렴한 것은 아니지만 이 정도 가격대비 상급 퀄은 자랑하니까 시켜서 후회는 안 할 것이다. 나는 정식메뉴로 미니 우동까지 같이 즐겼는데 정말 배가 불렀다. 기대도 안했지만 그냥 일반 하급우동은 아니라는 것이 느껴지긴 했다.
요즘 코로나19가 한창이니까, 우한폐렴이 두려우신 분들은 포장으로 즐기셔도 되겠다. 저번에 내 친구도 재난 지원금으로 여기서 돈까스를 포장해 가서 먹더라. 요즘에는 카드 쓰는 재미가 있긴 있는데, 그래도 이 시국이 언제 나아질지 정말 걱정되기는 한다. 나의 마음의 동요를 일산 돈까스 맛집 가쯔레쯔가 달래주네.
돈까스 덮밥 정식가격 9000원
위에 쑥갓이 크게 한덩이 올려져 있는 돈까스 덮밥이다. 그리고, 한국인의 입맛에 맞게 자칫 잘못하면 심심할 수 있는 덮밥에 고춧가루까지 한큰술 뿌려져 있다. 이 얼마나 감동적인 비주얼이란 말인가? 기껏 이쁘게 튀김을 튀겨놓고 왜 눅눅하게 먹냐고 한다면, 난 탕수육 "부먹"파에, "돈까스 덮밥"파니까 그런 것은 나에게 안 통하는 말이다. 기분좋은 비주얼을 한층 더 돋보이게 만드는 것은 정식에 딸려나온 자그마한 우동이다. "구리 료헤이"원작 "우동 한그릇"소설을 읽고 나서 엄청 우동이 먹고 싶어서 여기에 일부러 찾아온 적도 있다. 그만큼 이 곳은 우동 맛집이기도 하다. 어머니와 아들의 소박한 정이 담긴 일본음식 우동~ 그 우동은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일본에서도 서민 음식이다. 내가 일본 오사카에서 엄청 저렴한 우동을 10년도 넘게 전에 100엔대로 먹은적이 있으니 말이지. 당시 환율로도 2~3천원 남짓이던 소박한 음식 우동!! 그리고 돈까스는 나에게 있어 작은 사치이자 행복이다.
잘게 썰어진 깍두기와 단무지도 엿보았다. 나는 깍두기가 이렇게 조그맣게, 마치 아이들 먹는용으로 조사진(...)것을 좋아한다. 조샀다는 것은 전라도식 사투리 표현인데 가끔 내가 쓰는 표현이다. 표준어가 아니라 언짢으셨다면 죄송하다. 암튼간 딱 내 취향에 알맞았다는 것만은 표현하고 싶었다. 단무지는 손도 안 댔는데 달라고 하지 말걸 그랬다.
쑥갓은 부대찌개를 먹을 때 혹은 매운탕을 먹을 때나 슬쩍 먹는건데, 이 요리 위에 들어있는 쑥갓은 왜 이렇게 향긋하고 맛이 나던지 모르겠다. 요새 속이 안좋았는데 여기 돈까스 덮밥은 튀김이라고 해서 절대 느끼한 법이 없다. 오히려 산뜻하다고 하면 그 표현이 더 적절할지도 모르겠다. 나는 튀긴 음식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오늘은 유독 튀긴것이 먹고 싶어서 김말이에 떡볶이를 먹을까 했는데, 길거리 음식도 좋지만 오늘은 뭔가 편안하게 앉아서 먹고 싶어서 이곳을 찾은 것이다. 나의 이 판단은 역시 실패하는 법이 없군! 가쯔레쯔의 내부는 편안하게 앉아서 먹기에도 좋았다.
이 집의 또다른 특징, 돈까스가 잘게 저며져 있다. 그냥 큰 덩이를 상상하셨다면 오산이다. 먹기 정말 편했고 밑에는 흑미밥이 킬링 포인트였다. 오래간만에 먹어서 이집 돈까스 덮밥의 비주얼을 까먹고 있었는데 정말 신토불이 그자체다. 일본에서 밥을 시켜먹었을 때는 잡곡으로 나오는 걸 거의 못본듯 하다. 역시 우리나라는 인심이 좋기도 하지, 그냥 백미보다는 아무래도 흑미라든가 조, 피, 수수, 그것도 아니라면 보리같은 게 들어있는 밥이 진미이면서도 영양소가 많아 선호하는 사람이 많은데, 이 곳은 밥까지 건강을 챙기는 나이가 된 나의 니즈를 정확히 꿰뚫고 있었다.
건더기가 많아서 젓가락으로 좀 돈까스를 집어먹다가 본격적으로 숟가락으로 떠먹기로 했다. 일본에서는 숟가락으로 절대 섞어먹지 않고 떠먹는다. 그래서 여러분께도 섬나라에서 하는 돈부리 취식법을 알려드리는 것이다. 이 집의 돈부리는 살짝 퓨전식 같다. 국물이 좀 연하고, 탕같은 스타일이다. 간이 세지 않아서 건강을 추구하는 나에겐 알맞은 간이었다.
슴슴하고, 먹기에 딱 좋았다. 계란이랑 함께 먹는 돈까스의 부드러운 맛! 튀김이 퍼슬퍼슬해져서 그런지 먹으면서도 탄성을 내질렀다. 사실, 가게 내부에서 괴성을 지르면 모두가 다 쳐다보니까 마음속으로 질렀다는 것만 알려드린다. 고춧가루가 조금 뿌려져 있지만 절대 맵지 않았고 또 먹기에 딱 적당한 짭짤함이었다.
심심해서 테이블 위의 "돈까스 소스"를 얹어보았는데 이것은 별로 추천드리지 않는 맛이다. 괴식으로 보일 수 있겠는데 실제로도 맛이 좋진 않았다. 간장 소스가 베이스인 돈까스 덮밥은 단짠 그대로 즐겨주면 좋겠다. 하지만, 이 집의 돈까스 소스는 새콤하니 맛이 좋다. 다음엔 잘 튀겨진 코돈부르와 함께 치즈의 녹진함을 이 양념과 같이 즐겨 보리라.
내가 극찬한 쫄깃한 우동이다. 안에는 게맛살 한조각과 함께 역시나 쑥갓이 들어있다. 쑥갓의 내음새가 우동 본연의 맛을 더 살리게 만들어 주었다. 국물은 우리가 상상하는 바로 그 맛인데, 별로 특이하지 않은거 같으면서도 계속 구미를 당기게 하는 그런 맛을 자아냈다.
본격 면치기를 앞두기 전에 젓가락으로 휘휘 저어본다. 면과 내가 물아일체가 될 지경까지 돌리고 돌리고 돌려주었다. 조금 식혀야 먹기에 좋으니까. 사진을 찍느라 꽤나 오랜 시간 방치한 거 같았는데 전혀 면이 붇지 않았고 또 그 맛은 아주 일품이었다. 아, 내가 이거 먹으려고 여기까지 왔는데, 정말 성공하는군.
돈부리 완식 인증, 너무 깔끔하게 먹어서 사진을 올려도 되겠다 싶었다. 보통 이렇게 깔끔하니 완식을 하는 경우가 드문데 오늘은 정말 맛나게 잘 먹어버렸네, 웬일인지 배가 너무 고팠는데 단백질과 탄수화물로 든든한 한끼를 하고나니까 진짜 기부이 좋다. 통통한 우동의 면발 맛도 아직까지 기억에 남는 듯하다.
일산 돈까스 맛집 가쯔레쯔는 "고양시 위기극복지원금"카드 사용이 가능하다. 캐릭터가 쌍수를 들고 환영하고 있는데 이 모습이 괜시리 정겹지 않을 수가 없다. 일본식 돈까스랑 우동을 드시고 싶으신 분들은 꼭 방문해 보시길, 옆에 털보네 족발도 있고 한데 이 근처는 참 맛집이 많은거 같네. 주위에 카페가 많아서 돈까스 하나 먹고 커피 마시면서 가기에도 참 좋다. 밥먹고 오는 발걸음이 무척이나 가벼웠다. 나중엔 훈군이랑 같이 와 보고 싶다. 나 혼자 먹어서 아쉬울 뿐이었으니 말이다.
주엽역 3번 출구에서 나와서 주엽동우체국 쪽으로 조금 걸어오시면 위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