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선동 카페 ㅊa]
익선동 한옥카페 가보았어요. ㅊa는 원래 성수동에 있는 곳인데 익선동에도 생겼다고 해서 가보았습니다. 밀크티랑 달고나라떼류 그리고 한국식 디저트가 아주 유명한 곳이에요. 디저트맛집을 찾고 계시다면 전통풍의 이런곳에서 한잔 하시는것은 어떠실까 해서 포스팅을 해보게 되었습니다.
한옥 안에 위치하고 있다니 이 얼마나 신기한 일입니까.
저는 어릴 때부터 아파트에서만 살아봐서 이런 한옥의 정취를 일부러라도 느끼는 것이 너무좋았어요. 익선동에는 어렸을 때 경복궁을 가고나서 자주 들렀는데요 요즘엔 가족여행단위로도, 데이트를 하러 가기로도 너무 좋은 장소가 되었어요. 그러니 제가 가보라고 블로그에도 올리는 것이겠죠!!
한옥의 정겨운 정취뿐만 아니라 맛난 디저트를 흡입함으로서 즐기는 여운이라든지 이 모든 기분좋음을 여러분께서도 꼭 경험해 보셨으면 하는 바람일 뿐이에요. 날씨가 맑은 날에 가서 그런지 더할 나위 없는 절경까지 맛보고 왔잖아요. 신토불이가 전혀 촌스러운 것이 아니고 가장 세계적일 수도 있다는 것!
이 집은 술빵이 유명한데요 저기 천같은 것에 싸여져 있는 것이 바로 그것이에요. 막걸리로 만든 수제디저트라고 하네요. 물론 한국식 style이 살아있는 것도 그렇고요. 라떼는 흑당도 팔고 있지만 이 집에서 먹을수 있는 유명한 달고나라떼를 꼭 먹어보고 싶었어요. 익선동 ㅊa는 원래 성수동에서도 유명한 곳이었다 하는데 그런 명물 카페를 이곳에서도 마주할 수 있으니, 얼마나 기뻤는지 몰라요.
달고나랑 스콘의 만남도 아주 끝내주더라고요. 저것은 가족끼리도 맛보고 싶어서 테이크아웃까지 해갔는데요 다들 어디서 샀냐며 너무 좋아했더랬습니다. 나중에 한 번 직접 가게 와서 한잔 해야겠어요. 실제로 이 곳에 방문해 주시는 손님들은 나이대가 참 다양했어요. 어린 친구들도 있고 나이 지긋하신 분들도 오시고. 그만큼, 누구라도 즐길 수 있는 익선동 한옥카페입니다. 한국인도 이렇게 신기한데, 외국인들은 아마 이런 곳에 오면 더 행복해할 지도 모르겠어요.
이렇게 나무테이블에 나무 문양이 되어있는 트레이를 주셨네요. 컵도 얼마나 이쁘게 생겼는지 집에도 이런 컵이 있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마음까지 솟구치더라고요.
나이가 드니까 이제 <홈 카페>라는것에 꽂혀가지고, 이런저런 이쁜 카페를 갔다 와서 드는 영감을 집에서 구현하고 싶고 막 그럽니다. 바깥도 좋지만 집안이 제일 안전하고, 평안하잖어요. 하지만, 저는 오늘 여기 와서 '가끔은 산책이 필요하다'는 것까지 절실하게 깨닫고야 말았어요. 익선동에서 고즈넉한 분위기를 뽐내는 이런 카페에 오지 않았더라면, 전 계속 우물 안 개구리마냥 집만 좋다고 했을 거잖어요. 집은 집이고, 밖은 밖인 겁니다. 그러니 둘 다 적절하게 즐기는 중용의 자세가 필요한 것이지요!
달고나가 잔뜩 들어간 밀크티와 라떼.
곳곳에서 달고나라떼라는것을 팔고 있는데 여기가 정말 유명하고, 원조격인 곳이라 하더라고요. 디저트의 진미를 손수 느낄수 있어서 좋았고, 달고나는 제 생각보다 '달지 않았다'라는 것.
적당한 당도에 직접 우려낸 멋진 밀크티, 그리고 라떼도 좋은 원두를 썼는지 그 맛이 아주 기가 막혔습니다. 손님들이 여기서 이거 시키고 이야기를 하는데, 저는 '분위기로 먹는다'라고만 막연하게 생각했었거든요. 이런 곳에서 장사를 해서 살아남으려면 디저트의 맛도 수려해야 한다는 점을 다시금 깨달았네요. 친절한 직원분들의 응대도 인상깊었지만, 이 멋진 디저트라니. 사실 라떼에 달고나가 들어간 것은 전 정말 처음 먹어봐서 말이죠.
실제로 라떼는 아이스로 먹으니까 그 맛이 확 살아났습니다. 요즘에는 이렇게 라떼에 디저트 시켜서 먹는 것이 유행이잖아요. 그것도 종로3가에서 가장 핫플이라는 익선동 한옥카페에서 이러고 있으니 나 정말 노났구나... 한 번 살다 가는 인생 이런 유흥을 즐기지 않으면 정말 아쉬울 거 같네요.
이상하게 스트레스를 받을 때는 '달다구리'가 그렇게 먹고 싶더라고요. 오늘도 그런 날이었죠. 밥을 엄청 먹고서도 달고나 라떼까지 일허게 먹다니? 근데요, 흑당이 한창 인기였을 때도 그랬지만 먹기 전까지는 그게 왜 인기인지 전혀 모르는 거거든요. 역시 인간은 경험에 의거해서만 세상을 판단하는 경향이 있어요. 이제 이거 한 번 먹어보고 나니 다음에 또 찾을 거 같더라고요.
술빵은 그렇게 달진 않았어요. 장날이 열리면 엄마한테 꼭 '술빵좀 사다주세요'라고 말했었는데. 어린데 왜 술로 만든 빵을 좋아하냐며 웃곤 하셨던 엄마아빠. 근데, 술이 들어가면 빵 맛이 확실히 부드러워지거든요. 서양에서도 빵을 만들 때 이스트를 쓰지 않나요. 아 근데 빵 자체가 포어구나. 뭐 아무튼 우리나라에서도 서양의 '빵'과 같은 이런 막걸리로 만든 훌륭한 디저트가 있다는 것~
전 술중에서도 발효주를 좋아하는 터라, 막걸리를 어마무시하게 애정하는 편입니다. 근데요 정말 부드럽고 또 이건 어른들이건 아이들이건 호불호 안 갈리고 다 좋아할 거 같단 생각이 들었네요. 어차피 구워지는 과정에서 알코올은 다 날라가니 걱정 마시고요. 옛날에 '젤라떼리아'라는 아이스크림 체인에서도 와인맛만 엄청 사먹곤 했는데, 그 때 그 맛이 떠오르는군요.
사실 바깥만 아니었으면 칼로 잘라먹지 않고 이빨으로 와그작 와그작 뜯어 먹지 않았을까 합니다. 잘 잘리지 않으니까요. 비주얼로 보자면 달고나가 폭탄처럼 스콘위에 투척되어 있는 어마무시한 모양새.
스콘이야 원래 딱딱하고 푸석한 맛에 먹는 것인데, 이건 원래 우리가 알던 스콘과 달라도 너무 다릅니다. 스콘이라 하면 잼이랑 곁들여 먹을 줄 알았지, 누가 이 위에 달고나를 끼얹을 생각을 다 했을까요. ㅊa의 사장님은 정말 stunning하십니다. 생각의 전환, 발상의 전환이 맛을 만든다고 했던가요,.. 신당동 '마복림 할머니 떡볶이'도 그렇잖어요. 떡볶이는 떡볶이고, 짜장은 짜장일 것인데, 어찌 떡볶이에 춘장을 섞을 생각을 다 하셨담. 이것도 그와 마찬가지죠. 다른 사람들은 몰랐는데, 은근 맛난 조합이 있기는 있어요. 노량진의 한 노상 떡볶이 집에서 카레가루를 막 들이붓는걸 보고 머리가 띵했던 적이 있습니다. 고춧가루에 정말 카레가루 넣어도, 그 조합이 이상할 거 같진 않잖어요. 아무튼, 달고나 스콘, 대단합니다.
아시다시피 이쪽은 한옥 안에 있는 멋진 식당도 참 많습니다. 저야 맛집탐방을 필두로 하고 이 곳에 왔던 터라 당연히 여기는 2차 장소였지요. 근데도 어마무시하게 흡입한 걸 보니 역시 먹는 게 남는다는 말은 여기서도 적용 가능한 구절이었습니다.
시원한 디저트, 나가기 싫은 에어콘바람, 그리고 한옥 안의 정감어린 풍경이라니. 이런 호사는 누구라도 끝마치기 싫을 걸요.
이런거 남기면 벌 받죠! 그러니 다 먹어줍니다. 위에 있는 아삭아삭한 달고나 후레이크의 맛이 아직까지 뇌리에 각인되어 안 없어지고 있어요.
종로구 수표로28길 17-17 에 위치한 카페 ㅊa입니다. 지도는 익선동 한옥거리에 위치하고 있는데 살짝 애매해서 검색해 보시고 찾아가면 좋겠습니다. 그래도 어렵지 않은곳에 위치한 곳이니 쉽게 찾아가실 수가 있을 겁니다. 종로3가역 5번이나 6번 출구에서 내려서 가보세요. 한옥마을과 함께 여러 맛집, 카페가 있는 보물같은 장소거든요.